D램 시장에서 싱글톱 자리를 지킨 삼성, 그리고 느려진 인텔의 몰락. 기술 전쟁의 본질은 '욕망을 만족시키는 속도'에 달려 있다. 반도체 시장을 뒤흔든 치킨게임의 전말을 지금 확인해보세요.
한겨울 D램 시장, 누가 살아남았을까?
위기 앞에 살아남는 법
기술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지만, 기술 기업의 운명은 그보다 잔혹합니다.
새로운 칩을 내놓지 못하면 시장은 냉정하게 외면하죠. 1990년대 후반, 반도체 시장에도 그런 전쟁이 있었습니다.
치킨게임. 그리고 그 안에서 삼성은 끝내 살아남았고, 더 나아가 20년 넘는 싱글톱 자리를 지켜냈죠.
반면, 한때 모든 길이 통하던 인텔은 왜 몰락하게 되었을까요? 이 글에서는 삼성과 인텔의 반도체 전쟁 20년, 그 이면의 전략과 인간적인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D램 치킨게임의 서막: 1996년 슈퍼 불황
1996년 D램 시장에 불황이 닥쳤습니다.
PC용 D램 가격이 1/10로 폭락하면서 수많은 기업들이 적자로 허덕였습니다. 감산, 구조조정, 심지어 사업 철수까지 이어졌죠. 이 치킨게임은 단순한 가격 전쟁이 아니라, 생존을 건 혈투였어요.
그런데 유일하게 적자를 내지 않은 회사가 있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
당시 삼성은 PC용 외에도 서버용, 그래픽용 D램을 동시에 운영하며 제품 다양화 전략을 펼쳤고, 시장 가격이 1/10로 떨어진 PC용 대신 덜 하락한 제품을 집중 생산했어요.
- PC용 D램: 가격 1/10로 하락 → 대규모 손실
- 서버용·그래픽용 D램: 가격 1/2~1/3 수준 하락 → 수익 유지 가능
이런 전략이 가능했던 건, 무엇보다 삼성의 기술자 집단 덕분이었습니다. 임형규 전 삼성전자 사장은 이를 "500마리 말이 끄는 전차레이스"에 비유했죠.
"D램은 기술 집합체입니다. 설계, 제조, 후공정 등 수십 개의 줄기 기술이 맞물려야 하죠. 이걸 매년 완벽하게 해내는 집단이 있어야 승리합니다. 우리가 그랬어요." - 임형규 前 삼성전자 사장
삼성의 승리, 그리고 D램 시장의 재편
1999년, 혹한이 끝났습니다. 시장을 돌아보니 경쟁자가 거의 사라졌어요. 50개가 넘던 글로벌 D램 기업은 한 손에 꼽을 수준이 되었고, 삼성은 명실상부한 싱글톱으로 올라섭니다.
연도 | 삼성의 위치 | D램 경쟁사 수 |
---|---|---|
1993년 | 1위, 간발의 차 | 50개+ |
1999년 | 압도적 1위 | 5개 미만 |
그래서 살아남은 기업은 단 3곳:
- 삼성전자 (독자 생존)
- SK하이닉스 (정부 주도 구조조정)
- 마이크론 (아시아 기업 인수 병합)
그 외 일본 엘피다는 결국 파산했고, 싱가포르·대만 기업들은 사라졌어요. 삼성의 20년 독주는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인텔의 CPU 제국: 모든 길은 인텔로
한편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는 인텔이 압도적 강자로 군림했어요.
1971년 첫 CPU인 4004를 내놓은 이후, IBM PC에 8088 칩을 공급하면서 절대 강자로 떠오른 거죠.
인텔은 CPU를 통해 매년 성능 향상을 이뤘고, 무어의 법칙이라는 기술 진보의 상징처럼 여겨졌습니다. 이 법칙은 다음과 같아요.
"칩의 트랜지스터 수는 18~24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
인텔은 틱-톡 전략으로 공정과 아키텍처를 번갈아 혁신하며 계속 앞서나갔습니다.
- Tik (공정 혁신)
- Tok (설계 혁신)
이 시기, AMD는 기술력보다 호환성 문제로 고전했고, 모든 컴퓨터와 서버는 인텔 칩이 기본이었죠.
그러나 느려지기 시작한 인텔
그러다 인텔의 속도가 줄어들기 시작했어요. 칩이 너무 작아지면서 물리적 한계에 도달했고, ‘틱톡’ 전략도 유지할 수 없게 되었죠.
인텔은 틱-톡-톡(PAO) 전략으로 전환했는데요. 이건 본질적으로 혁신 속도의 감소를 의미합니다.
- Process: 더 작게 만드는 공정
- Architecture: 설계 방식의 혁신
- Optimization: 소프트웨어 수준의 최적화
그 결과? 컴퓨터 성능 향상이 눈에 띄게 느려졌고, 소비자의 욕망을 더는 충족시키지 못했어요.
제 경우도 그래요. 예전엔 노트북을 2년마다 바꿨는데, 요즘은 5년을 써도 별 차이를 못 느끼겠더라고요. 그만큼 혁신이 둔화된 거죠.
무어의 법칙은 욕망의 법칙이다
결국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욕망을 얼마나 빨리 충족시키느냐였습니다. 삼성은 위기 속에서도 가장 다양한 제품을, 가장 빠르게 내놨고. 인텔은 그 속도를 더는 유지하지 못했어요.
무어의 법칙은 이제 과학이 아니라 ‘욕망의 법칙’으로 불려야 합니다. 기술은 한계에 부딪히지만, 욕망은 멈추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결국 세상은 인텔을 버리고, ARM 기반 칩, 애플 실리콘, AMD, 엔비디아 같은 새로운 강자들에게로 이동하게 됩니다.
결론: 살아남는 기업의 조건은 속도와 사람
삼성은 기술자 집단을 통해 위기를 돌파했고, 인텔은 속도 저하로 추락했습니다.
반도체 시장은 냉혹합니다. 끝없는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순간, 밀려나게 돼 있어요.
기술의 핵심은 결국 ‘사람’입니다.
더 빠른 속도로, 더 다양한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 그들이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또 다른 치킨게임은 시작되고 있을지 몰라요. 준비된 사람과 조직만이 살아남을 수 있겠죠.
자주 묻는 질문 (FAQ)
1. 무어의 법칙은 정말 끝난 건가요?
무어의 법칙은 기술적으로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경제적으로나 생산 속도 면에서는 한계에 부딪힌 상황입니다. 더 작은 칩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기 때문이죠.
2. D램 시장의 진짜 승자는 누구인가요?
현재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가 단연 승자입니다. 1990년대 후반 치킨게임을 이기고 난 이후 20년 넘게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3. 인텔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최근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확대와 AI 칩 시장 진출 등을 통해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ARM, 애플, AMD의 공세를 고려할 때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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